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는 이름과 달리 지구상에 비교적 흔하게 분포하지만, 경제성 있는 채굴과 정제가 까다로워 '희귀'하다는 인식이 강한 17가지 원소를 통칭합니다. 이들 원소는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스마트폰, 반도체, 그리고 F-35 전투기, 미사일 등 첨단 방위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로 자리매김하며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립니다. 소량만으로도 제품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탁월한 효과와 다른 원소로 대체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희토류 공급망의 안정성은 국가 안보와 경제 경쟁력에 직결되는 중요한 지정학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2025년 10월 현재, 희토류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각국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치열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은 단연 중국입니다. 중국은 수십 년간 전략적인 투자와 환경 규제 완화를 통해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약 60~70%, 정제 및 가공의 90~92%, 그리고 희토류 자석 제조의 98%를 장악하며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압도적인 지배력은 중국에게 강력한 지정학적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2025년 들어 중국은 희토류를 대미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며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지난 4월 중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이어, 10월에는 추가로 5가지 희토류에 대한 수출 규제를 확대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맞대응이자, 다가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협상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은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며 각국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호주와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 협정을 체결하고, 향후 6개월간 공동 프로젝트에 30억 달러(약 4조 2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미국 국방부는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와 4억 달러 규모의 희토류 자석 구매 계약을 맺는 등 국내 생산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새로운 공급원 발굴에도 적극적이며, 한국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미국 기업 피닉스 테일링스(Phoenix Tailings)는 금속화 공정을 현지에서 시작했습니다. EU 역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반강압 수단(ACI)'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처럼 주요국들은 광물안보파트너십(MSP)과 같은 다자 협의체를 통해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및 다변화를 위한 국제 공조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희토류 수요의 약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모터 등에 필수적인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경우 대중국 수입 비중이 88%에 달해 중국 의존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중국의 수출 통제 강화는 한국의 핵심 수출 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그리고 인공지능(AI), 로봇, 에너지 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정부와 기업 모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희토류 공급망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연말까지 종합 전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LS에코에너지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등 제3국에서의 희토류 확보 및 정제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에 희토류 생산 설비 구축을 추진 중입니다. 또한, 희토류 대체 공정 개발, 폐전자제품 등에서의 희소금속 재활용 기술 개발 등 연구·개발(R&D)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희토류 공급망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방안은 바로 대체 기술 개발과 재활용입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세계 최초로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Mn-Bi(망간-비스무스) 영구자석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입니다. 이 기술은 전기차 모터, 발전기, 반도체 부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어 희토류 의존도를 낮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테슬라(Tesla)는 희토류 영구자석 대신 전기자석을 사용하는 인덕션 모터를 전기차에 적용하며 대체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폐전자제품 등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재활용 기술 역시 중요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단순히 공급망의 안정성을 넘어, 환경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 경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2025년 현재, 글로벌 희토류 시장은 374억 달러 규모에서 2032년 81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급망의 집중도 심화와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큰 과제입니다. 희토류 채굴 및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문제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서방 국가들이 희토류 산업을 포기하게 된 주요 원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미래 희토류 공급망은 단순히 자원 확보를 넘어 환경 친화적인 채굴 및 정제 기술, 효율적인 재활용 시스템 구축, 그리고 비희토류 대체 소재 개발이라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국제 사회의 긴밀한 협력과 공동 투자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희토류 전쟁'을 넘어설 현명한 해법이 될 것입니다.
Q1: 희토류는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A1: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 터빈, 스마트폰, 반도체, 첨단 무기 등 현대 기술 및 방위 산업의 핵심 부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며, 소량만으로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기 때문입니다.
Q2: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어떻게 지배하게 되었나요?
A2: 중국은 수십 년간 희토류 채굴, 정제, 가공 및 자석 제조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환경 규제 부담을 감수하며 압도적인 생산 능력과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Q3: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주요 국가들의 노력은 무엇인가요?
A3: 미국은 호주, 중앙아시아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EU는 중국의 수출 통제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해외 광산 투자, 대체 기술 개발,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 중입니다.
Q4: 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개발되고 있나요?
A4: 네, 한국재료연구원의 비희토류 Mn-Bi 영구자석 개발, 테슬라의 인덕션 모터 적용 등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거나 재활용하는 기술들이 활발히 연구 및 개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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